만추(晩秋) > 디카폰카 갤러리

본문 바로가기

● 디카폰카 사진창고

[도시] 만추(晩秋)

오늘의詩人 레벨
2024-10-23 22:49 47 0 0
  • - 첨부파일 : img_l.jpg (560.8K) - 다운로드

본문

[만추(晩秋) / 주선옥]

한 그루 나무는
푸르렀던 시간과 향기로 왔던 날들
알차게 영글어 행복했던 순간들은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가녀리게 피어난 생명으로부터
곧아지는 줄기에 나비처럼 나풀거리던
잎새와 불안하게 피우던 꽃의 향연을 지나
한 알의 사과를 얻기까지

꼼짝하지 못하고 버텨서
오로지 견뎌내며 상처마저 굳어
빛나는 영광이 될 즈음에서야
비로소 계절의 시간 값을 얻게 된다

이제 그 모든
아픔으로 이겨낸 세월과
다시 돌아올 계절을 기다리며
안으로 삭혀 갈 성숙의 나를 바라보자.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디카폰카에 올린 사진은 누구나 가져갈 수 있습니다. 개인의 저작권을 주장할 수 없으니 신중하게 올려주세요.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