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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열매] 땡감과 닳아빠진 문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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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51분전 5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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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감과 닳아빠진 문지방 / 박향숙]

구름도 마실 간 쪽빛 하늘에
삼대가 벗어버린 허물
조물조물 펼쳐놓은 허기진 날

달덩이처럼 부푼 배
푸성귀로 채우고 채워도 헛헛한
산골 새댁의 퀭한 눈으로 들어온

장독대 배부른 항아리에
몰래 앉혀놓은
어머님의 주황색 땡감

산모의 검지손가락 끝에
살포시 눌린 부드러운 촉감
들큼하면서 떫은 기쁨이 입안 가득

차오르는 늦가을
텅 빈 독에 빙긋이 웃던
닳아빠진 문지방에 걸린

에미 꺼 하나 없냐던 선한 미소는
어릿어릿한 눈시울에
주홍빛으로 말갛게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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