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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식물] 산길 오십 리

오늘의詩人 레벨
2024-04-03 11:35 454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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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오십 리 / 서숙지]

흐드러진 산벚골 지나
개복숭아 두어 거루 수줍게 꽃피우고
낮게 엎드린 제비꽃
저들의 언어로 봄볕을 공유한다

지나는 산길 곳곳에
진달래 허물어져 풀이 죽었고
기다렸다는 듯 철쭉이
기세등등 움을 틔운다

걷고 걷다가
올려다본 하늘에도
봄 같은 구름들이 서로 등을 기대고
한 소절씩 동요를 부르네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
금세 따라 부르며 고개 하나 넘는다

오늘 하루 그 품에서 잘 쉬어간다며
산허리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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