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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나비의 사생활

오늘의詩人 레벨
2024-01-13 19:22 313 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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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사생활 / 이용식]

시시때때로 마신 한 잔
시간을 담근 나름이 우러난 새벽
소스라치게 놀란 꽃이 흔들거린 문을 나서면
헤아릴 수 없단 듯 반쯤 골목을 수놓자던 인사엔
맞잡은 꽃잎에 고개 숙인 더위가 한 참
부스럭댄 옷장이 살랑살랑 그늘의 인사가 저만치
배고픔에 혼쭐난 이 땅은 해맞이의 기운이 주인이다
아무도 놀아주지 않아 눈이 먼 함성이 난생처음
한 철 외로움으로 색을 입던 여러 날
예고 없던 날개의 선율이 길거린 무게가 가볍다

아주 잠시만
어린 시절을 오르락거린 갈림길의 기억도
고비 많던 어금니의 사이사이
혈기 왕성한 다섯 손가락의 친분이 자라
한쪽으로 치우친 병실 처방전도 해의 반쪽이라며
목덜미에 달랑거린 퇴화에 익숙하던 주름이 깊다
두어 번 시기로 수군거린 신작로의 너털웃음이 날린 날
다정스레 앉은 사춘기 소리까지 모호해진 현관 너머
말끔히 집을 찾은 칸의 표현이 잠이 깬 행간으로
윤기 난 문지방의 달고 단 일 년이 흐림이라
어지럼 퉁퉁 발이 기억한 갠 날의 향기를 찾는다

날개를 탄 머뭇거림은 입술이 향한 어느 광장 문장이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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