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식물] 어떤 구석
오늘의詩人
2024-02-0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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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구석 / 맹태영]
그러께
2월 말이었던가 3월 초든가
가파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완만하지도 않아
쉬엄쉬엄 오르면 40분 정도 걸리는
백양산은 나의 힐링 포인트 중 한 곳인데
산 8부 능선에 지어진 운수사
대웅전에서 바라보면 전경이 일품이다
사상을 건너 낙동강
그 너머 김해까지 보이는 풍경은
과연 사상 팔경에 들만한데
느긋해진 공양간 오후는
장작들을 태우며
입김인지 하품인지 모를 연기를 피워올렸다
그 아래 주공아파트 거리는
묵언 중인 듯 고요했는데
몇몇 할머니들이 종이 박스로 자판을 펴고
손바닥 만학 플라스틱 소쿠리에
이것저것 채소를 올려놓고는
사 가지도 않는
시큼하고 쭈글쭈글한 수다들을
자꾸자꾸 얹어 놓는다
저녁 같은 그녀들 앞, 동백나무가
팔리지도 않는
한 무더기 꽃을 내려놓고 가는데
멀리서 물끄러미 보고 있던
처마 끝 풍경만
장사꾼처럼 소릴 지르고 있었다
오지도 않을
봄을 사라고
그러께
2월 말이었던가 3월 초든가
가파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완만하지도 않아
쉬엄쉬엄 오르면 40분 정도 걸리는
백양산은 나의 힐링 포인트 중 한 곳인데
산 8부 능선에 지어진 운수사
대웅전에서 바라보면 전경이 일품이다
사상을 건너 낙동강
그 너머 김해까지 보이는 풍경은
과연 사상 팔경에 들만한데
느긋해진 공양간 오후는
장작들을 태우며
입김인지 하품인지 모를 연기를 피워올렸다
그 아래 주공아파트 거리는
묵언 중인 듯 고요했는데
몇몇 할머니들이 종이 박스로 자판을 펴고
손바닥 만학 플라스틱 소쿠리에
이것저것 채소를 올려놓고는
사 가지도 않는
시큼하고 쭈글쭈글한 수다들을
자꾸자꾸 얹어 놓는다
저녁 같은 그녀들 앞, 동백나무가
팔리지도 않는
한 무더기 꽃을 내려놓고 가는데
멀리서 물끄러미 보고 있던
처마 끝 풍경만
장사꾼처럼 소릴 지르고 있었다
오지도 않을
봄을 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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