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에서 > 디카폰카 갤러리

본문 바로가기

● 디카폰카 사진창고

[자연&풍경] 송정에서

미대오빠 레벨
2024-02-17 11:35 735 0 2
  • - 첨부파일 : resized_20240126_141253_20240217_113319.jpg (206.4K) - 다운로드

본문

[파도와 바위 / 맹태영]
 
파도는 동적이었다
바위는 정적이었고
 
늘 허전하고 부족하다고 느끼는 파도는
 
허기를 채우려 뭍으로 와서 허겁지겁
금방 바닷속을 채우고
수평선 너머로 사라져 버린다
출렁이는 가슴만 남겨 놓고
 
풍부한 자존심 하나로 뭉쳐진 바위는
 
뭍에서도 쫓겨나고
바다에서도 밀려나 갈 곳 없이
해안가에 버려졌다
원망 같은 주먹만 남겨 놓고
 
예보에도 없던 바람이 불던 어느 날
 
바람을 따라온 파도는
해안가 시커먼 바위 앞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 정신을 잃고
 
물끄러미 그 모습을 바라보던 바위 위로
아침 햇살이 슬그머니 다가오자
바위는 소용돌이 속으로
남은 한 손을 깊숙이 집어넣는다
 
파도는
고래처럼 수면 위로 올라와
하얀 생을 뿜어낸다
 
숨을 쉰다
푸르디푸른 자유의 숨을
2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추천한 회원 보기
추천한 회원
디카폰카 허브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디카폰카에 올린 사진은 누구나 가져갈 수 있습니다. 개인의 저작권을 주장할 수 없으니 신중하게 올려주세요.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