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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작품] 꽃살문

오늘의詩人 레벨
2024-05-21 22:22 522 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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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살문 / 이용철]

여름 길목에 비바람 거칠고
고샅길 우산으로 걷습니다.

빗줄기 쏟아지는 언덕
전깃줄에 산비둘기 학처럼 고고한데

나지막한 절집 달구비에 아득하고
신발 젖은 채 법당 앞에 섰습니다

둥근 손잡이 구릿빛으로 반들반들하고
아프게 엎드렸던 방석 우부룩이 쌓였습니다.

목수가 영혼을 빚어 짠 문짝
바람 할퀴고 별빛 스민 화엄의 바다

꽃살문 비에 젖은 눈먼 소리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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