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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장마

오늘의詩人 레벨
2023-12-16 09:50 27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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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장마 / 맹태영]
 
연이틀 여름 장마 같은 비가 내린다
 
만나기 싫은 두려움인지 만날 수 없는 한탄인지
알 수 없는 근심들이 구름처럼 모였다가
기어이 터져버렸다
 
후드득 달려오다 미끄러지기도 하고
튕겨 나가기도 하는
두절 된 친구들 속에서
 
매 맞아 퉁퉁 부은 손을 잡아 이끌고
자기 집으로 데려가 안티푸라민을 발라주던
충무동 시장 근처 방앗간 집 큰아들
 
머리를 적시고, 다시
뜨거운 피 속으로 스며들어
온몸을 돌아다니며 머뭇거리는
 
겨울 앞에서
흰 눈이 되지 못하고
며칠씩이나 내 마음을 축축이 적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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